똥차라도 괜찮아

화지
전화할 테니까 나와 네 그 똥차 끌고서 창문 열고
한 손으로 불붙이고 물고서 남부순환로
우리 집 오는 길에 마실 거랑 씹을 거리 몇개 사와,
CU 들러서 나 오늘 시끄럽고 징그럽게 사람 많은 곳 안 땡겨.
그냥 자빠지면 닿는 곳 거기 차 대놓고 "모이자!" 해서
암수 몇 쌍 노래나 듣고 놀고 싶다 달리자,
동작대로 지나 선글라스 껴, 안 쓰면 그대로 티나
네 핏덩어리 같은 두 눈 밤바람에 달래고,
한쪽 팔을 빼 창문 밖으로 다 어렵고 서럽고 아직 갈 길이 멀어
할 일이 넘쳐도 나 그냥 가로등 지나가는 거 보면서 멍 때릴래.
소리 올려 이 노래 틀고서

좋은 날, 좋은 바람, 좋은 라임 좋은 밤, 좋은 사람, 좋은 삶 이란 걸
너도 알고, 나도 알고, 하이빔 안 켜도 꽤나 밝아 그래,
똥차라도 괜찮아 일루와 일루와 나 데려가 똥차라도 괜찮아 데려가 baby.
나 데려가 그녀의 빨간 프라이드는 그녀의 프라이드
그녀의 계기판엔 수년간의 수만의 마일
그녀는 "똥차가 아닌 클래식 카" 라며 배시시 웃었고
난 그 순간을 맘에 담았어. 찰칵.

코닥 필름 같은 순간들 돌이키며 여행하지 그 차 속 안을.
그 시트 냄새, 덜덜거리던 에어컨, 그 차 안에서 참 많은 밤을 세웠어
그녀는 센척해도 사실은 여렸지 운전할 때 그 성격이 그대로 보였지
과감히 밟는 엑셀 위로 운전대에 대조되게 포갠 두 손이 꽤나 웃겼지
밤이 좋아 밤엔 자주 도로 위 보일 때가 있겠지, 네 빨간 차의 모습이.
어딘가의 교차로 어느 빨간불에서 네 차를 보면 웃을게 그때 기분 그대로
밤 공기가 좋으니까 난 너랑, 난 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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