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큰술

김지현쌀롱


혼자 걸으면 어때
혼자라서 더 좋다
낯선 나를 만나러 간다
누굴 사랑했던 마음
미워했던 마음
한 큰 술만 탁탁 털어낸다
파릇파릇한 아침
이른 세수를 마치고 톡톡 톡톡
여린 햇살 묻은 채
표정연습도 이리저리 찰칵
하나 둘 셋 찰칵
뭘 입을까 뒤적여
티나지 않게 멋스런 셔츠에
낯선 향기가 그리워
왠지 그냥 걷고 싶은 날
하나 둘 셋 Go
거리는 어제의 피로
벌써 싹싹 잊은 듯
부지런을 떨고 있고
다정한 햇살이 나를
뽀송이 말릴 준비를 한다
좋다 좋아
혼자 걸으면 어때
혼자라서 더 좋다
낯선 나를 만나러 간다
누굴 사랑했던 마음
미워했던 마음
한 큰 술만 탁탁 털어낸다
혼자 걸으면 어때
혼자라서 더 좋다
낯선 나의 향기가 좋다
오늘은 나만 위한다
날 사랑하기로 한다
한 큰 술만 탁탁 채워본다
요란했던 시름에
두 귀에 작은 이어폰을 꽂고 꽂고
보사노바 리듬에
내 바이오리듬도 춤춘다
하나 둘 셋 Go
거리는 어제의 피로
벌써 싹싹 잊은 듯
부지런을 떨고 있고
다정한 햇살이 나를
뽀송이 말릴 준비를 한다
좋다 좋아
혼자 걸으면 어때
혼자라서 더 좋다
낯선 나를 만나러 간다
누굴 사랑했던 마음
미워했던 마음
한 큰 술만 탁탁 털어낸다
혼자 걸으면 어때
혼자라서 더 좋다
낯선 나를 만나러 간다
누굴 위로하던 마음
보살피던 마음
한 큰 술만 탁탁 털어낸다
혼자 걸으면 어때
혼자라서 더 좋다
낯선 나의 향기가 좋다
오늘은 나만 위한다
날 사랑하기로 한다
한 큰 술만 탁 욕심낸다
한 큰 술만 탁 욕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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