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도꿈결

거미
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얽매인 데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갈 것

누굴 만난다든지 어딜 들른다든지
별렀던 일 없이 줄을 끌러 놓고 가야만 하는 것

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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