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 몸짓, 향기

소창사

널 처음 보던 날 같아
서로 남남이고
떨리기도 하고

눈도 못 마주치며
커피잔만 긁고
꼭 그때 같네

우리의 불은 꺼진 지 오래고
우리 몸은 이젠 서로 다른 말을 할뿐

니 손길 니 몸짓 니 향기 속에
묻어있던 그 끝은 오고 있는데

난 그냥 못 본 척 하고 싶었었나 봐

오늘이 마지막인지
둘 다 알고 있나 봐
이걸 연습 했었나 봐

네 유일한 약점이었고 넌 내
정거장 정도였고

우리의 불이 다시 타오르고
우리 몸은 그 불길에 녹아 내려가

니 손길 니 몸짓 니 향기 속에
묻어있던 그 끝은 오고 있는데

난 그냥 못 본 척 하고 싶었었나 봐

어쩌면 이게 우리 인건 지
꺼질 때까지 타오르고 우린 재가 되어
가끔 생각나면
추억이라 말할 수 있을까

니 손길 니 몸짓 니 향기 속에
묻어있던 그 끝은 오고 있는데

난 그냥 못 본 척 하고 싶었었나 봐

니 온기 목소리 눈망울에
잠겨 있던 내 몸이 색 바래가고

흐려져가는 시선 속에
이제 너는 없는 거니까
있어도 내겐 안보이니까

오늘 정도면 이 끝은
견딜 만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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