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정밀아


밤의 방랑자 작별을 고하네
정든 벽돌집 성당을 지나
저기 경계를 넘는 가파른
산길 위로 바람이 분다

산 넘어 남쪽 그곳에 첫 마을
짧은 휴식과 붉은 포도주
황금빛 햇살과 함께 다가온
여인의 따스한 사랑을 느끼네

다리를 건너 폭포를 지나도
찬란한 세계가 있지는 않을거야
싸늘한 밤들이 불안하여도
나무는 내게 그저 견디라하네

노래를 하리 시를 말하리
멈추지 않는 내 경건한 기도는
혐오와 허무를 삼키는 노래
그리움과 향수의 입김이 분다

길은 끝없고 나는 멀어지지만
결국 이곳으로 길은 다시 이어지고
사랑스러운 동경의 별들이 빛나면
나 또 다시 방랑자 되려하겠나
사랑스러운 동경의 별들이 빛나면
나 또 다시 방랑자 되려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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