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폰부스


굳게 다문 거리 위에는
말하지 못한 말들이
바스락거리고

숨소리가 멎은 벽들이
움츠린 채 바람으로
발톱을 깎는 밤

나는 닫혀진 창문으로
달을 혼자서 본다
네가 돌아오는 발소리를 상상 한다

하얗게 뼈가 드러난 밤
질긴 추억을 벗겨내고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 깊어진 울음으로
눈썹을 기르고 있네

나는 불 꺼진 거리같이
자주 두리번거렸지
아무 말 못하고

어제는 창백해진 손을
자꾸 흔들어 보았지
아무도 모르게

나는 닫혀진 창문으로
달을 혼자서 본다
듬성듬성 불 꺼진 추억을 꺼내본다

네가 떠나갔던 길 들이
자꾸 뒤꿈치에 채이고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 깊어진 울음으로
눈썹을 기르고 있네

네가 떠나갔던 길들이
자꾸 뒤꿈치에 채이고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 깊어진 울음으로
눈썹을 기르고 있네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 깊어진 울음으로
그대를 그리고 있네

흔들리기만 하자 하얀 달빛에도
녹슬지 않는 잎으로
넘어지지 않는 새를 품은 가로수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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