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보 다리 (시인: 아폴리레르)

송도영

♣ 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 내린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새기리라.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 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 간다 이 물결처럼.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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