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무릎도 꿇었죠
그 모진 냉대에
찬 빗속에 밤새도록
그녈 낳아주신 그 이유 아니면
견딜 수 없었겠죠

하지만 그 후로
그녀는 떠났죠
아마 날 위해서겠죠
그리고 들었죠
결혼하던 그날
많이 울더라는 얘길

날 슬프게 했던 건
그 날밤 그녀가 내 앞으로
남기고 간 편지

기다릴 수 있겠나요
나 다녀올게요
이 길 밖엔 없는가 봐요
단 내가 돌아오기 전에
날 잊어도 원망 안 해요

어느 날 말 없는 전화를 받았죠
그녀일 거란 짐작만
가끔씩 그렇게 살아있다는 흔적
보여주면 되는 거죠

난 언젠가 그녀를 만날 때를 위해
이 말 만은 간직할 거예요

다녀와요 괜찮아요
난 염려 말아요
그때까지 기다릴게요
단 돌아올 수 없게 돼도
나도 그댈 원망 안 해요

단 돌아올 수 없을 만큼
행복하길
먼저 빌게요
그대여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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