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사또의 충성유무 일로 보아 아옵나니, 역심 품은 사또에게 무슨 말을 허오리까마는 수절 부녀 억탈함이 위민부모 도리절차 적당하다 허오리까? 훼절허라는 부정남녀 절치부심허옵니다.”
사또 분이 어찌 났던지 탕건이 왈칵 벗어지고, 상투 웃고가 발끈 넘고, 대번에 목이 탁 괄어 아래 턱을 덜덜덜덜 떨며 분김에 당신이 사령을 부르겄다.
“허허 이런 죽일 년. 사령.”
“예이”
“저 년 잡어내려라.”
[자진모리]
골방에 수청통인 우루루루루 달려나와,
“네 요년 요망헌 년, 어떠허신 존전이라고 말 대답을 그리허고 살기를 바랠소냐? 사령, 춘향 잡어 내리랍신다.”
벌떼 같은 군로사령 우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상절 시절 연줄 감듯 휘휘 칭칭 감어쥐고 훨씬 너룬 동헌 뜰에 동댕이 쳐,
“춘향 잡어 내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