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모두가 들뜬 밤
거리는 반짝, 사람들 웃음소리
난 혼자 방 안에서 조용히 앉아
이 날도 그저 쉬는 하루일 뿐
모처럼 비는 시간, 뭐라도 할까
창밖엔 눈이 내리지만 관심 없네
왠지 배 아파서 잔을 기울이며
새벽이 오면 모든 게 끝나길
블랙 크리스마스, 혼자만의 축제
꿈 속에서 지나가길 바랐는데
눈 떠보니 벌써 한낮, 크리스마스
어쩔 수 없이 맞이한 이 하루
할 일도 없고, 어디 갈 데도 없고
게임 이벤트나 한번 즐겨볼까
모니터 속 친구들과 짧은 인사
오늘만은 외롭지 않은 척
영화 채널 틀어 보니 ‘나 홀로 집에’
작은 화면 속 케빈이 날 보고 있네
우린 닮았어, 혼자 남은 이 느낌
오늘은 너와 함께 하루를 보낼래
블랙 크리스마스, 케빈과의 동행
너도 외롭지 않니, 그 집에서
같이 웃으며 보내는 크리스마스
혼자여도 괜찮은 이 순간
혼자여도 괜찮다 생각했는데
문득 스치는 쓸쓸한 이 느낌
휴대폰을 열어보지만 역시
알림 하나 없는 고요한 화면
괜히 기대했던 내가 바보 같아
다시 잔을 채우며 고개를 떨구네
바깥 세상은 여전히 반짝이는데
내 하루는 이렇게 흘러가네
블랙 크리스마스, 혼자만의 축제
기대는 없었지만 왜 쓸쓸할까
텅 빈 화면 속에 비친 내 모습
오늘도 이렇게 끝나는 하루
거리엔 커플, 온통 사랑 얘기
난 그런 거 없어도 괜찮아, 괜찮아
이 순간만큼은 내 방식대로
조용히, 나만의 하루를 즐겨
블랙 크리스마스, 조금은 쓸쓸해도
혼자만의 자유가 나쁘진 않아
그럭저럭 보낸 오늘 웃음 짓네
어쩌면 나쁘지 않은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