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차가워진 날
아직 해야 할 게 너무 많은데
어쩌나
미처 버리지 못한
누군가의 흔적이나 미련도
여전히 저 구석 한가득
콜록, 또 시작
이맘때쯤에
어김없이 시작되는
이 후유증
똑같은 마음을 써도
이미 져버린 노력만
남아 더욱 아픈지
아무렇지 않은 듯
거리를 걷다 보면
바람만 불어도
지나버린
그대가 떠올라서
울던 날들이 너무 많았던 걸
아무렇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다가도
계절의 끝에서면
그대와 웃던 날들이
떠올라서
어떻게 할지를 몰라
벌써 따뜻해진 듯
그대 없이도
금방 한 계절을
무사히 보낸 것 같다가
훌쩍, 또 시작
이맘때쯤에
어김없이 시작되는
이 후유증
아무렇지 않은 듯
거리를 걷다 보면
하나둘 피어난
꽃을 봐도
그대가 떠올라서
울던 날들이 너무 많았던 걸
아무렇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다가도
계절의 끝에서면
그대와 웃던 날들이
떠올라서
어떻게 할지를 몰라
따스했던 온도가
오늘은 쌀쌀해져 더욱 아픈데
이 계절의 변덕은
내 마음대로 되지가 않아
아무렇지 않은 듯
그대 없이 살다가
계절의 시작에선
그대와 웃던 날들을
떠올리다
하루를 보내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