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새들이 알에서 깨면
내 노래도 태어나
또 밤이 되면
날 찢고 나온 단어들 마주하지 대면할 때면
낡은 노트를 가득 채운 말장난에 대해서
질서를 만든 거라고
비참한 확대해석
단어 몇개 늘어놓고 감히
대서특필을 바라지
이런 자학까지 보태서
날카로운 생각들 바깥 세상을 겨눠
안쪽에서 날 찔러대
노트에 구겨 넣어
너덜너덜 해도 겨우 뭐 하나 건진거야
자기혐오 상대로 버티는 게 다음 퀘스트
밤엔 마음이 꺾여 누워
바닥 난 긍정
어젯밤 꿈 좀 되돌려 놔 조금 전으로
가슴팍 붉은 점
그게 핏자국인 걸 알아챘을 때
하찮은 감상 술과 섞여 취해
쓸데없는 낱말들 약해진 날 또 꺾고 나오려 해
막연한 꿈 비슷한 거 꿨거나
운명에 끌렸겠지
결관 언제나 상처들의 자가 번식
어떤 밤엔 거의 날 죽일뻔 했지
밤새도록 몇번씩
노트 몇권과 노래 뿐인 젊은 날
꿨던 꿈 중 몇갠 흉터가 됐고 가끔 쑤셔
누굴 위한 건가
흉터 아래다 적는 말
"기록으로 남길 땐 이걸 희망이라고 쓰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