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뜬 이 밤은 뭐가 이리 춥냐
담뱃불 붙이기 어려워
손 시려
구석을 찾아가 쭈구려
몇 번이고 칙칙거려
엄지가 새카매져
거기 불 좀 빌려 주어
내 불이 맛이 갔어
불 한번 붙이기 힘들어
한번 빌려주어
내 불은 왜 붙질 않어
망할 놈의 세상
망할 놈의 세상
외치고 또 외쳐
부르짖는 한마리 들개처럼
내 돈이 없어
불을 못사는 게 아니여
있어도 못 쓰는게
이리 한탄 스럽기에
부르짖는 것이오
나 술에 취해 이러는 게 아녀
나 술에 취해 이러는 게 아녀
그저 내가 처량해서 그래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내 맘에 저문 밤은 달이 없기에
저 달을 품어서 위로를 받으리
언젠가 먼동이 트는 때가 오면
내 품은 저 달을 놓아주리라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비를 내려주어
내 남은 불씨를
꺼트려주어
새카만 엄지도
씻겨주어
부르짖는
내 외침 마저
빗소리에
가려주어
더는 나 처량하지 않게
더는 나 처량하지 않게
내 말을 좀 들어주어
그곳에 닿지 못해도
알아주어
내 꼴이 우스워
웃고 떠드는 저들이
날 흉보는 것 같어
낯선 이를 경계하는
고양이처럼 나
거리를 배회해
닐리리야 닐리리야
내 맘을 누가 알아주리
닐리리야 닐리리야
저 먼 곳의 침묵이 알아주리
내 맘에 저문 밤은 달이 없기에
저 달을 품어서 위로를 받으리
언젠가 먼동이 트는 때가 오면
내 품은 저 달을 놓아주리라
저 먼 곳의 침묵이 알아주리
담뱃불 하나 못 붙일
미약한 불이었기에
몇 번이고 붙여야 할
약한 불이었기에
엄지가 새카매져야 할
한 불이었기에
남에게 빌려야 할
불이었기에
그렇기에 비를 내려주오
내 불을 다시 피우리라
망할 놈의 세상
망할 놈의 세상
이제 더는 외치지 않으리
이제 더는 부르짖지 않으리
내 몸이 마르고 나면 나 다시 불을 지피리
내 몸이 마르고 나면 나 다시 불을 지피리
이 약속을 난 꼭 지키리오
이 약속을 난 꼭 지키리오
달 뜬 이 밤은 뭐가 이리 춥냐
내 맘에 저문 밤은 달이 없기에
저 달을 품어서 위로를 받으리
언젠가 먼동이 트는 때가 오면
내 품은 저 달을 놓아주리라
내 맘에 저문 밤은 달이 없기에
저 달을 품어서 위로를 받으리
언젠가 먼동이 트는 때가 오면
내 품은 저 달을 놓아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