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D, D
뒤, 따라오는 추적자의 움직임에 따라
비트 사이를 막 아무렇게나 움직이며
달려가는 어느 사내의 움직임을 일단
상상해보자고 그림자 속에 살고 있는
누군가는 여태까지 아무의 시선도 받지 않고 살고
있다가 누군가의 시선이 미쳐와서 이제야
자신의 부정함을 깨닫고 도망을 가고 있지
여태까지 그림자 속에서 제 욕망만을 얻으며
감추어 살고 있던 작자는 한없이 도망을 치고 있네
뒤따라오는 추적자들의 무리는
아무리 뿌리쳐도 그들의 집요함은
떨쳐지지가 않네
앞 길을 가로막는 어느 강물을
헤엄쳐 건너기 시작하는 사내는 그대로
힘이 다해서 물 속에 빠져버릴 것 같았지만
어
찌
저
찌 사력을 다해 간신히 물 바깥으로 다시 나왔고
강물의 반대편 어귀에서 바라보니
추적자들은 금세 배를 타고 달려오고 있어
욕지기를 내뱉고 다시금
강변 근처 언덕길을 네 발로 기어 올라갔고
강둑 위에서 다시 도망을 치기 시작했지
도시를 넘어 마을을 넘어
외곽을 넘어 어딘가로, 또 어딘가로 계속해서
달려가고 있던 사내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아예 외딴 곳, 오지까지 도망을 쳤으나
그럼에도 그를 붙잡기 위해 다가오는 작자들의
추적은 도무지 끝이 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지
망집, 망념, 뭐 그런 것들이라도 자신에게 두었는가
사내는 욕지기, 를 내뱉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렇게 말을 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저 담담히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도망을 치고 있었다네
머리 둘 곳 하나가 없이, 어느 산골짜기 속으로 숨어 들어가
산 속에서 머리를 뉘이고
얕은 잠을 자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누군가의 기척이 들리면
화들짝 놀라 새벽중에 산길을 달려 나가기도 하고
그 따위로 살고 있던 사내는
며칠이 지나, 몇 주가 지나, 몇 달이 지나,
일 년이 될 무렵 그 즈음에는 드디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용기가 생겼다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용기보다는 그냥 다
때려치고 싶은 기분 밖에는 들지가 않아서
그래서 그냥 어둠 속에서 자신의 종말을
덤덤하게 맞이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가 있겠는가
이제 다 귀찮아진 사내는
아무도 쫓아오지 않을 곳으로 도망치기보다
그냥 자신이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삶을 시작했다네
삶은 시작되었다네
그러나 우연찮게도 사내를 쫓아오는
누군가의 쫓음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고
사내는 자신이 자리를 잡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긴 시간 살아가기 시작했다네
두려움과 두렵지 않은
귀찮음과 체념
그 사이에서 번민하고 방황하며
사내는 긴 시간을 허비하듯
혹은 즐기듯 살아갔고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자신을 쫓던 이들이 죽었음을 알게 되었다네
사내는 스스로 자신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다가갔고
이전까지의 삶을 청산하려 했다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웃었고
차마 웃음이 나오질 않았지만 뭐,
어쨌건 자신의 삶의 방향에 맞추어 살아야했기에,
그네들을 다시 받아들였고
그렇게 그 속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네,
뭐 그럴싸한 설명조차 없는 그럭저럭
B급 혹은 C급 혹은 D급이라도 될까, 싶은
그런 이야깃말을
랩처럼 읊어대는 시도가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일지는 모르겠다만
이것저것 해보고 있는 중인데
그대의 심기를 거슬렀다면 미안하게 되었소만
난 이걸 계속할거라 당신의 의견과는 상관이 없이
뭐 어쩔 수가 없겠네,
리스너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스피커즈에
대해서 사회적 문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가, 과연
토의점이라고 한다면 당신의 대답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 적당히 비트를 만들어놓고 나니 이게
8분이나 되어버려서 글자수를 채워야 했기에
아무 말이나 지껄였다는 게 학계의 점심이라지
여기까지 쓰고나니 천육백자 정도가 되었구나
라임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궁금하긴 하겠구나
뭐 적당히 한 번 눈 크게 뜨고 찾아보소
이렇게 아무렇게나 글을 써재끼고 있으니
꼭 중학생 때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는구나
그래, 나는 이 나라를 폭파시켜버리고 싶다는
생각 대신에 글을 쓰기로 했지,
우리 모두 건강하고 얌전하게, 잘 살아야지 않겠어, 친구들
세상에는 참 시끄러운 일들도 많고 사기꾼들도 많지
우리 모두 자유의 기치를 따라 건전하게
타인의 자유를 해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가치를 추구해보자고, 이보게들
음,
자,
여기까지 왔는데도 아직까지 사 분을 간신히 채웠구나
그러면 아까 하던 이야기를 조금 마저 해볼까
어둠 속에 살아가고 있던 사내는
악한 일을 저지른 적은 없는 사내였다네
그는 그저 그 속에서 타인의 삶을 관찰하는
인간이었었는데, 사회의 이면에서 살아가며
혹시 모를 범죄자들의 신변을 관리하던 자였지
갑자기 뭔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그냥 이야기야, 이야기
소설 한 편을 랩에 담았다고 생각하게나, 이 친구야
특수한 경찰, 뭐 그런 거 있잖아
하지만 공적으로는 신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사내는 어느 조직의 뒤를 케다가 덜미가 잡혀서
그들에게 쫓기기 시작을 했지, 물론 범죄적인 조직이야
사내를 쫓던 건
코난 도일, 의 이름을 빌린, 어느 추리 탐정 만화의
검은 조직같은 거라고 생각을 해보자고, 아무튼
그런 범죄 조직에게 덜미를 잡혀 사내는 한국의 어느
오지 끝까지 도망을 쳤다네
그를 도와줄만한 인원이나 조직, 경찰 인력 또한
부족했기에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지 강도나, 누군가를 없애는, 뭐 그런 일들을
벌이던 놈들에게서 쫓기던 사내는
죽을 힘을 다해서 산 속 깊은 곳에 들어가서
목숨을 부지했고
결국 시간을 끄는데 성공을 해서
사내가 조직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시선을 분산시켜
결국 경찰 조직 쪽에서 그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데
성공을 했더라, 하는 이야기야
사내는 자신이 쫓기게 된 계기가
암암리에 경찰 조직 쪽에
간자가 있어 자신의 신변을 범죄 조직 쪽에
흘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사회의 이면에 살아가는 범죄적 인물들만을 경계
할 게 아니라 경찰 조직 내부에 있을
그런 작자들 또한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지
찜찜함이 남았지만 그는 어쨌건,
웃는 낯으로 사회로 돌아왔다네
여전히 그는 어둔 그늘 속에서 살아가고
아주 제한적으로 조직과 연락을 하지만
눈을 빛내면서 누군가를 찾고 있다네
웃는 낯으로, 여태까지의 삶을,
청산하듯, 많은 사람들에게 빚진 고마움을
돌려주려 노력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과 같이 어둔 그늘에
숨어 야욕을 빛내고 있는 누군가를
끝까지 감시했다네,
라는, 뭐 그런 짧은 단편 소설
인데 장편이 될 지도 모르겠고
가사에 적당히 한 번 써봤는데
플롯이 괜찮은데, 나중에 장편으로 하나 내야겠구나
내 필명은 살생금지야,
네이, 버 후드, 처럼 우리 근처에 있는
그 포탈 사이트에 치면 나온다네
나, 는, 소, 설, 가, 이, 지,
뭐 그렇게 거창하게 할 말은 아니고
랩퍼라는 말은,
랩퍼라는 사람들이,
과연 인정을 해줄진 모르겠지만,
설령 힙합도 랩도 예술도 음악도 보컬도 뭣도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지
예술이라는 것이 과연 누군가가 소유할 수 있는 개념일까
자신만의 무언가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자유 민주주의 사회 속에서 어떤 글을 써재끼던
불법적인 글이 아니라고 한다면
불법적인, 반사회적인 글과 랩과 음악이 아니라고 한다면
뭐 내 맘대로 지껄여도 된다는 거지
그게 예술과 예술이 아닌 무엇과의 경계라는 거야
룰
스포츠
이 사회의 룰
랩 게임이라는 것의 룰은 뭐 라임을 맞춰야 한다거나
그 딴게 아니라
당신이 반사회적인 랩핑을 하고 지껄이고 있냐
혹은 이 사회의 룰을 지키고
음주운전 마약 뭐 그따위 것들을 하지 않고 있느냐
그게 룰이라는 거지
건전하고 공동체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거나
혹은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더라도
해를 끼치지 않는
그런 랩과 음악이라면
발성이 무너지고 운율이 없다고 해서 뭐가 문제가 되겠어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