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걷는 너의 발자국에
내 발을 포개 따라 걸었어
내가 잘하는 건 다 우스워 보여
어려운 것만 쫓곤 했어
방향도 없이 뛰어갔어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앞선 이는 보폭을 줄여주지 않아
당연하게
네가 하는 건 다 그냥 좋아 보였어
니가 듣는 노래, 눈에 띄는 안경
그냥 사소한 것까지도
따라 하지 마, 앞사람 쳐다보지 마
뒤를 돌면 네가 제일 앞이야
힐끔대지 마, 남 시선 신경 쓰지 마
너에게 꼭 맞는 이 발자국을 봐
새하얀 눈에 발자국을
새기는 게 난 어색해서
걱정이 앞서 막 움츠려 들어
구석 자리만 찾곤 했어
그러다 문득 떠올랐어
어릴 적 체육 선생님의 말
움츠렸다 뛰면 더 멀리 뛸 수 있어
당연하게
네가 하는 건 다 그냥 좋아 보였어
니가 입는 옷들, 이런저런 생각들
그냥 별 의미 없다 해도
따라 하지 마, 앞사람 쳐다보지 마
뒤를 돌면 네가 제일 앞이야
힐끔대지 마, 남 시선 신경 쓰지 마
너에게 꼭 맞는 이 발자국을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