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지나버렸고
오랜 맘이 아직도 같아
말로는 전하기 버거워서
끝내 삼키고 말았던 것들
밤의 소리를 기억하고 있니
잎 사이에 풀벌레가 삑삑 울던 걸
변하지 않은 그곳으로 가기 위해
자주 얕은 잠에 들고는 했어
가슴 깊이 소중해서
무엇과 바꿀 수 없던 것이
언제고 이어질 줄 알았어
정말 당연하게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 밤을 만나 꿈을 따라
어디로든 멀리만 가자
맨땅을 딛어 강 위를 걸어도
봐 아직 괜찮아
저 구름 타고 달을 넘어가자
모든 게 작아져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난대도
괜찮았는데
날로 밤이 짧아가는구나
한없이 지겹게 되뇌던 작은 세상과
긴 그리움도 사라진 아침에
형태 없는 미련들에
아쉬워 못 놓던 마음이 훅
아무런 아무 의미도 없이
무색할 만큼 한순간에
나를 두고서 떠나가네
저 새가 울고 눈을 뜨면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꽃들도 지고 별은 사라지고
아무도 없구나
회빛의 하늘 너머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면
언젠가 다시 한번만 더 꾸게 해주기를
오래도록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게 하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