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에게

시노래풍경
앨범 : 민족시인 이상화 시노래

한 편(篇)의 시(時) 그것으로
새로운 세계(世界) 하나를 낳아야 할 줄 깨칠 그때라야
시인(詩人)아 너의 존재(存在)가
비로소 우주(宇宙)에게 없지 못할 너로 알려질 것이다.
가뭄 든 논끼에는 청개구리의 울음이 있어야 하듯ㅡ
새 세계(世界)란 속에서도
마음과 몸이 갈려 사는 줄, 풍류 만 나와보아라
시인(詩人)아 너의 목숨은
진저리나는 절름발이 노릇을 아직도 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일식(日蝕)된 해가 돋으면 뭣하며 진들 어떠랴
시인(詩人)아 너의 영광(榮光)은
미친개 꼬리도 밟은 어린애의 ᄍᆞᆷ 없는 그 마음이 되어
밤이라도 낮이라도
새 세계(世界)를 낳으려 소댄 자국이 시(詩)가 될 때에ㅡ있다.
촛불로 날아들어 죽어도 아름다운 나비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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