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신발 (Feat. 나무 Of 안녕바다)

오마르 (Omar)
앨범 : 같은신발 (Feat. 나무 Of 안녕바다)

적당히 마시고
기분 좋게 취한 어젯밤
학교 앞 지하철 역에서
널 보게 됐어
어색한 2년만의 재회
그게 감당 안될까봐 돌아서는데
니 목소리가 날 붙잡아
안녕 오랜만이네
전역은 한거야
그래 진짜 축하해
난 이제 4학년이야
드라마 대사같은 말만
지겹게 이어져가고
때마침 안내 방송이
이번 열차가 막차라고 말해
우린 불편함을 못 감춘 채
어쩔 수 없이 함께 앉게 됐지
몰랐는데 그때야 알았지
우리 둘 다 신발이
2년 전에 함께 골랐던
커플 운동화란 걸
넌 못봤는지
괜히 또 핸드폰을 꺼내
대화창을 쓸데없이 뒤적거리네
난 가만히 쳐다봤지
나란히 같은 신발
낡은 니 신발과
아직 깨끗한 내 신발
안녕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
이 시간들이 지나면
서로를 외면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말
안녕 서로 다른 길을 갔지만
가끔 그리웠어
하지만 그 신발에 묻어있는
우리들의 추억까지
다 가져가줘 제발
처음엔 똑같던
그 모양 색깔
다 많이도 변해있어
넌 열심히 신었나봐
때가 타 닳아있는 밑창
내건 여태 우리집 신발장에
가지런히 놓인 채
벌써 2년을 지나왔네
그걸 신고 어딜 돌아 다녔을까
어떤 다른 멋진 구두와
나란히 걸었을까
술 취한 어느 밤
너네 집 앞 정류장
우리가 매일 앉던 벤치 앞에서
잠깐은 멈췄을까
난 아직도 니가 묶어준 매듭에
묶여 있는데
넌 벌써 몇번 더 새로 맨 듯해
신발끈에서도 느껴지는 거리감
우린 지금 그 옛날보다
얼마나 멀어져 있나
어색한 인사
꼭 다음에 보자고
아마도 오지 않을
그 시간을 약속하고
먼저 가서 문 앞에 서있는 너
아무런 생각도 안하는 듯이
이어폰을 찾는 나
안녕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
이 시간들이 지나면
서로를 외면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말
안녕 서로 다른 길을 갔지만
가끔 그리웠어
하지만 그 신발에 묻어있는
우리들의 추억까지
다 가져가줘 제발
노래 소리가 커지고
지하철 문이 닫히고
저 멀리 니 뒷모습이 작아지고
아마 다시 또 보긴
힘들거란 생각에 잠겼지
아주 나쁘거나 한 기분은 아닌데
그동안 천천히 벌어졌던 그 틈을
멈춰있던 내 입장에서 느끼는
작은 슬픔
귓가엔 백번도 넘게
들었던 노래
2년 전 니가 소개해준
그 가수의 노래
안녕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
이 시간들이 지나면
서로를 외면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말
안녕 서로 다른 길을 갔지만
가끔 그리웠어
하지만 그 신발에 묻어있는
우리들의 추억까지
다 가져가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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