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이 깨졌어
모서리에 위태롭게
머무르던 그것은
아주 조그만 흔들림에 못 견디고
떨어져 부서져버려
그리고 넌 물을 닦아
물컵이 깨졌어
꿈결처럼 허망하게
깨져버린 그것은
아주 조그만 조각들로 흩뿌려져
돌이킬 수 없어
그리고 넌 물을 닦아
건성건성 대충대충
그리고 난 컵을 주워
흩어진 조각들을
손이 찢어지든 말든 미친 듯이
너를 부르며 컵을 주워
목 놓아 널 부르며
피가 새어나는 것도 모른 채
널 주워 담으며
넌 넌 난 난
손이 찢어져도 피가 흘러도
목 놓아 널 부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