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기


차가운 이 아침은 다른 계절을 재촉하고
쓸쓸한 오후는 나의 사랑하던 이를 떠올리게 해
똑같은 그림들을 수없이 만드는 판화의
일상은 속여왔지 다시 찾지못할 오늘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일상 무뎌진 하루하루)
내가 얼마나 바보였는지
작은 테두리 안에 머물러 웃었지 사라진 시간
나의 앞에 펼쳐진 그리고 내게 맡겨진 시간들
바람이 지난 후의 고요함처럼 말없이 날 바라보고만 있지
틀없이도 아름다운 저 물결의 단정한 흐트러짐
그렇게 흐르고 싶어 사랑하는 그대와(그대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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