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역에서 (시인: 곽재구)

곽재구
앨범 : 3집 시인만세


♣ 사평역(沙平驛)에서
                              -곽재구  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 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관련 가사

가수 노래제목  
Kim, Hyeon-Seong 사평역에서  
천지인 희망을 위하여  
해맑은웃음을위하여 희망을 위하여  
박두진 [시인] 휩쓸려 가는 것이 바람이다 (시인: 박두진)  
거리의 시인 진심 아닌거 알잖아 (Feat. 심은진)  
거리의 시인 진심 아닌거 알잖아  
정한모 [시인] 바람속에서 (시인: 정한모)  
거리의 시인 너에게만 그래 나이기만 바래  
거리의 시인 너에게만 그래 나이기만 바래 (Feat. Newtrack, MG, 서진이)  
김남조 [시인] 나무들 (시인: 김남조)  




가사 수정 / 삭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