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 기대어 쓴 편지

신현


이 비오는 밤 담벼락에 기대어
왜 눈물을 흘리고 있나
저 이층 창문에 비친 모습이
왜 내 발길을 머물게 했나

빗물은 내 눈물을 감추었으나
이 미련만은 감출 수가 없네
바바리 깃은 이미 젖어 힘이 없고
그대 사랑 또한 이미 식었을텐데

아~~~

난 사랑에는 아무런 조건도 필요없는 줄 알았다
그저 두 사람 좋아 하는 것만으로
사랑은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변명은 하지 말자
이별에는 왜 꼭 변명이 따라야 하니
사랑하기에 떠나가야 한다면
차라리 날 사랑하지 마라
내가 만약 눈을 잃는다면 앞은 보지 못하겠지만
눈물까지 흘리지 못하는 바보는 아니다
그래 떠나가야 할 사람 잡지는 말자 잡지는 말자
언젠가 오고야 말 이별이
조금 일찍 찾아 왔을뿐인데...

어두운 이밤 빗물에 흠뻑 젖어
왜 이곳에 머물렀어야 하나
인적이 끊겨진지 이미 오래인데
저 창문에 불이 꺼지기만 기다리나

아~
가긴 가되 내가 홀로 된 것을
미안해 하지 마라 뒤돌아 보지도 마라
그럭저럭 보내왔던 날들이
추억속에 남아 괴로울땐
애써 지우려 하지말고
아름다웠던 옛 추억이라고 생각하자
곁에 없어도 마음에 있는건
더욱더 가까이 있는 까닭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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