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별의 꿈

이해리 (다비치)


따뜻하고 투명한 유리병 속에
날 담곤 별이라 불러주던 엄마
세상 어떤 별보다 눈부시다며
참 흐뭇하게 날 바라보던 엄마
언젠가 밤하늘에 저 별들처럼
나도 밝게 빛나는 날이 오냐며
묻는 어린 내게
미안한 듯 고개
끄덕이던 엄마
나는 잊지 못해
병 속에 담긴 작은 종이별이지만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괜찮아 언젠간 저 하늘에 내가
빛날 자리도 있을지 몰라
응 그러니까 엄마 자꾸 미안해하지 마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이렇게 예쁘게 날 접어줬음 된 거야
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가 따뜻한 두 손으로 접은
별 이길
너무 가고 싶었던 저 별자리에
난 갈 수 없음을 깨달았던 날 밤
그저 난 작은 종이별이라는 걸
너무 인정하기가 싫었던 나는
하늘인 척 마요
원망하는 내게
끄덕이던 엄마
나는 잊지 못해
병 속에 담긴 작은 종이별이지만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괜찮아 언젠간 저 하늘에 내가
빛날 자리도 있을지 몰라 그래
언젠가는 엄마도
깊은 잠에 들면서
힘없이 툭 이 유리병을 놓치겠지
흩어진 나는 바람 따라 헤매면서
험한 세상 살아가야 하겠지
그래도 엄마 자꾸 미안해하지 마
그래도 별은 별인 거니까
이렇게 예쁘게 날 접어줬음 된 거야
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가 따뜻한 두 손으로 접은
별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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