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꼽동무 - 윤형주
담장 밑 그늘에다 돗자릴 곱게 깔구
모래로 밥을 짓구 풀잎 뜯어 반찬 하구
난 아빠처럼 앉아 못 읽는 신문 들고
서툴긴 하지만은 어른처럼 뵐려 진땀을 뺏소
그것은 어느 봄날 개나리 피던 때요
나는야 아빠 하구 그 아인 엄마 하구
우리의 인형 아가 왜 자꾸 울어댈까
업어서 달래보다 그래도 울면 화도 냈었소
철들어 생각나는 그 조그마한 얼굴
지금쯤 어느 아가 예쁜 엄마가 되어
어린 아빠 시중 들던 담장 밑 소꼽장난
살며시 그려보며 조용한 웃음 지어 보겠지
살며시 그려보며 조용한 웃음 지어 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