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아름다워라 그대 나의 고운 짝이여
너울 뒤의 그대 눈동자 비둘기같이 아른거리고
입술은 새빨간 실오리 입은 예쁘기만한데
그대의 젖가슴은 새끼 가슴 한쌍
나리 꽃밭에서 풀을 뜯는 쌍동이 노루 같아라
선들바람이 불기전에 땅거미가 지기전에
나는 몰약산으로 가리다 유향 언덕으로 가리다
나의 귀여운 짝이여 흠잡을때 하나 없이
아름답기만 하여라 나의 신부여
레바논에서 이리로 오너라 어서 오너라
아나나산 꼭대기에서 사자굴에서
표범 우글거리는 산에서 내려 오너라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나는 넋을 잃었다
그대 눈짓 한번에 그대 목걸이 하나에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그대 사랑 아름다워라 그대가 풍기는 향내보다
더 향기로운 행수가 어디 있으랴!
나의 신부여!
그대 입술에선 꿀이 흐르고 혓바닥 밑에는
꿀과 젖이 괴었구나
나의 누이 나의 신부는 울타리 두른 동산이요
봉해 둔 샘이로다 이 낙원에서는
석류같은 맛있는 열매가 나고 나르드 사프란
창포 계수나무 같은 온갖 향나무도 나고
몰약과 침향 같은 온갖 그윽한 향료가 나는구나
그대는 동산의 샘 생수가 솟는 우물
레바논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이어라
■신부
님이여!
님께서 나를 그토록 그리시니
우리 어서 들로 나갑시다
이른 아침 포도원에 나가
포도나무 꽃이 피었는지
석류나무 꽃이 망울졌는지 보고
거기에서 나의 사랑을 남에게 바치리이다
아 님이여
우리가 한어미의 젖을 먹은 오누이라면
밖에서 만나 거리낌없이
입을 맞추어 드리련만
이 몸이 태어나던 어미의 방으로
님을 모시고 들어가 안기련만
향긋한 술 석류 즙을
대접해 드리련만
■신랑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이 사랑이 잦아 들기까지
제발 방해하지 말아다오
흔들어 깨우지 말아다오
사과나무 아래 그대가 태어난곳
그대를 낳느라고 그대의 어머니가 산고를 겪던곳
바로 거기에서 잠든 그대를 만나 깨웠었지
가슴에 달고 있는 인장처럼
팔에 매고 있는 인장처럼
이몸 달고 다녀다오
사랑은 죽음처럼 강한것
시샘은 저승처럼 극성 스러운것
어떤 불길이 그보다 거세리오?
바닷물로도 끌수 없고
굽이치는 물쌀도 쓸어갈수 없는것
있는 재산 다 준다고 사랑을 바치리오?
그러다가 웃음만 사고 말겠지
우리 작은 누이 젖가슴도 없는데
누가 말을 걸어오면 어떻게 할까?
성벽이라면 은망대를 세워주고
성문이라면 송백 널판지를 둘러주련만
■신부
나의 성벽 내 가슴은 망대랍니다
그날 님께서 보시기에
나무랄때가 없을거에요
님이여
노루처럼 산양처럼
향나무 우거진 이산으로 어서 와주셔요
■신랑
나의 동산에 있는 이여
나의 벗들이 듣는 그대의 목소리
나에게도 들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