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하루는 옥황상제께서 사해 용왕을 불러 하교하시되 심소저 방년이 늦어가니 인당수로 환송하여 인간의 좋은 베필을 정해주라 용왕이 수명허고 심청을 환송헐 제 꽃 한 봉을 조화있게 만들어 그 가운데 모시고 양대선녀로 시위하고 조석지공 찬수범절 금주보배를 많이 넣고 용왕과 각 궁 선녀 모두 나와 작별허고 돌아서니 이는 곳 인당수리 용왕의 조화인지라 꿈 같이 번듯 떳구나 바람이 분들 흔들리며 비가 온들 젖을 소냐 주야로 덩실 떠 있을 적에 그때여 남경 갔던 선인들이 억심만금 퇴를 내어 본국으로 돌아올 제 인당수를 당도허니 심소저의 효행이 감동되는지라 제물을 정히 차려놓고 심소저의 넋을 위로 하는디
(중모리)
북을 두리둥 둥 울리면서 슬픈 말로 제 지낸다 “넋이야 넋이로다 이 넋이 뉘 넋이냐 오장원 낙상허든 공명의 넋도 아니요 삼년 무관의 초패왕의 넋도 아니요 부친 눈을 띄우랴고 삼백석에 몸이 팔려 인당수 제수되신 심낭자의 넋이로다 넋이라도 오셨거든 많이 흠양허옵소서” 제물을 물에 풀고 눈물을 씻고 바라보니 무엇이 떠 있는디 세상의 못 본 바라 도사공이 허는 말이 “저것이 무엇이냐 금이냐” “금이란 말씀 당치않소 옛날 진평이가 범아부를 잡으랴고 황금 사만금을 흩었으나 금한쪽이 있으리까” “그러면 저게 해당화냐” “해당화란 말씀 당치 않소 명사십리 아니어든 해당화 어이 되오리까” “그러면 저게 무엇이냐 가까이 가서 보자 저어라 저어라 어기여 어기여 어기여차” 가까이 가서 보니 향기 진동허고 오색 채운이 어렸거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