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꿈을 꾸었지 그리고 나는
일어나 천천히 머리를 감고
비타민이 들어있다는 알약 하나
입 속에 털어놓고 물을 삼키고
늘 입던 옷을 걸치고 문을 열며
뭐 빠뜨린 건 없는지 생각하다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 거울 속에
비춰진 나와 눈이 마주치고
헝클어진 머리 멍한 눈동자와
벌어진 입술
기억나지 않는 지난 밤의 꿈이
조금 아쉬울 뿐
어느새 문이 열리고 익숙한
길을 향해 걷는다 익숙한
길을 걷는다
마주치는 나와 갈 길이 다른
사람들 묻고 싶다 꿈을 꾸진
않았는지
잊어버릴 꿈은 관심이 없는 듯
무덤덤하게 걸어가는
바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