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죠? 안돼요
하필이면 이런 날
어째서 만나게 되버리는거죠?
닫히려는 문 억지로 밀고들어갔더니
눈 앞에 당신
다시 만날 날 기대해왔지만
특히나 이런 때
이루어지지 않아도...
숨 거친 채로
어쩐지 어색한 침묵
울리는
세번째 차량의 문닫히기직전승차 주의 안내방송
나쁜 잠버릇으로 머리카락 이리저리 뻗치고
하필 이상한 스커트
아아 거기다 더한 건
오른쪽뺨의 여드름
있잖아, 나,
주욱 너를 좋아했었어
따위 안돼 말할 수 없어요
그런 여유 없어요
이런 상태로는
되는대로 들떠서 계속 얘기하고 있어요
어째서죠? 아무리 지나도
다음 역이 오지 않아요...
거동 수상한 상태
침착하지 않기도 하고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지어낸 웃음 웃을 때마다 아파요
오른쪽뺨의 여드름
멋있어져서
더욱더 난 비참해
아아 이럴 리 없는데...
이제 다시 일어설 수 없어요
하다못해 이 여드름만 없었더라면
좀 나았을텐데
제발 빨리 내려서
사라져버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