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어 모두 돌아갔고
나만 자리에 남아
빈 잔을 만지작거리다
집에 가긴 싫고 가서 혼자는 더 싫어
차라리 맥주 한 잔에
안주를 더 시켰네
마시고 마셔도 취하지는 않고
되려 이 상황이 문득 서글퍼져서
고갤 처박고 홀로 좀 훌쩍거리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 말았네
힘내라 나의 날들아
이 모든 게 다 내 탓은 아니라네
힘내라 남은 날들아
혼자 같지만 혼자는 또 아니라네
전화번호를 괜히 뒤적이다
마땅히 불러낼 이
하나 없다는 사실에
켜있는 TV와 흐르는
음악에 취한 척
하며 외롭잖다며 나를 속였네
힘내라 나의 날들아
이 모든 게 다 내 탓은 아니라네
힘내라 남은 날들아
혼자 같지만 혼자는 또 아니라네
지나는 얼굴 하나 마주친 얼굴 하나
나를 닮은 구석들을 하나 둘 찾으며
스스로를 위안 삼네
힘내라 나의 날들아
이 모든 게 다 내 탓은 아니라네
힘내라 남은 날들아
혼자 같지만 혼자는 또 아니라네
힘내라 나의 날들아
이 모든 게 다 내 탓은 아니라네
힘내라 남은 날들아
혼자 같지만 혼자는 또 아니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