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왔네
아마도 작년도 이때쯤에
왜 하얀 눈이 내리는데
내 마음엔 쌓일수록 검게 변해
분명 그때
맞은 눈은 따뜻했던 것 같은데
지금 내리는 이 눈은 왜
그 어느 때보다 차갑네
그래 추워야 내리는 게 눈인데
작년엔 분명 뭔가 이상했어
말도 안 돼
한겨울이 어떻게 그리도 따뜻해
분명 꿈이라도 꾼 거야
내가 잘못 생각한 거야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잖아
어떻게 따뜻한 눈이 와
어떻게 따뜻한 눈이야
어떻게 따뜻한 눈이야
꿈에서 눈을 봤던 거야
꿈에서 너를 봤던 거야
여전히 똑같은 동네
근데 저번과는 다른 게
올해는 길에 사람이 좀 많은데
뭔가 더 북적이는데
왜 나는 더 공허해
다른 건 하나밖에 없는데
너 하나 없다고 이렇네
손난로를 쥐었는데도
옷을 엄청 많이 껴입었는데도
분명 그땐 안 그랬었는데도
너 하나 없다고 이렇네
꿈이라도 꿨던 걸 거야
따뜻한 눈이 왔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