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촟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주오.
나는 그대의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에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주오.
나는 달 아래에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세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므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 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