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or 스핑크스)

정유헌

뜨거운 태양 수많은 모래알  그 곳에 너는 우뚝 서 있어 내 모든 걸을 다 가지려 했어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물까지 힘들게 얻었던 그 물을 마시며  그 곳에 너는 존재하고 있어 너를 위해서 내 모든 걸 바치며  그렇게 나는 사라져갔어 나는 그렇게 널 위해 살았는데  돌아온 건 없어 아무것도  나도 이제는 그 무엇도 아니야  내게 더는 원하지는 마 널 위해 강요하려 하지마  이제는 너를 따르지 않아 더 이상 내게 원하지는 마  네겐 가벼울 나의 죽음도  하나의 돌을 올리기 위해서  수많은 돌과 모래알  그렇게도 많은 희생을 원했지  너 하나의 존재만을 위해  그땐 몰았어 나의 어리석음을  너의 말대로만 움직였었지  이제는 알았어 너의 속셈을  결국엔 나는 필요 없음을  나는 그렇게 널 위해 살았는데  돌아온 건 없어 아무것도  나도 이제는 그 무엇도 아니야  내게 더는 원하지는 마  널 위해 강요하려하지마  이제는 너를 따르지 않아  더 이상 내게 원하지는 마  네겐 가벼울 나의 죽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