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또렷이
기억하는 한 가지
아버지 퇴근하실 때면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엄마 몰래 내게 건네셨지
언젠가 늦은 밤
불 꺼진 부엌에 앉아
술 한 잔을 마시던
당신의 뒷모습에
난 왜 이리 눈물이 났을까 몰라
아마 당신의 어깨에
무거운 짐들을
덜어줄 수 없음에 난 그랬나 봐요
아버지 당신과 한 번만
더 걷고 싶어요
이제는 더 이상
꿈만 같은 이야기겠죠
늦은 밤 날 기다리던
당신의 기침소리가
너무나 난 그리운 걸요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것만 같던 당신이
아무런 준비도 안 돼 있는 내게
당신의 사랑하는
여자만을 맡기고
우리 곁을 그렇게 떠나가 버렸죠
아버지 당신과 한 번만
더 걷고 싶어요
이제는 더 이상
꿈만 같은 이야기겠죠
언제나 당신은
미안하단 말을 했었죠
모든 걸 다 주고도
뭐가 그리 미안했나요
아버지 당신의 사랑하는 그녀가
매일 밤 울고만 있네요
아버지 당신만 사랑하는 그녀가
너무나 힘들어 하네요
아버지 한 번만 더
당신과 걷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