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에 불이 켜질 즘에
가로등에 벌레가 모일 즘에
나의 세상은 시작돼 그때
그림자마저 웃고 있을 때
나는 다시 방으로
시끄러운 소리에 창문을 닫으러 가네
나 혼자 걸어가
두 눈을 감은 채로
무섭긴 하지만
멈추는 게 더 무서운 걸
걸어가 아무 생각 도 안 나게
걸어가 불빛마저 안 보이게
계속 따라오겠지만
상관없어 익숙해질 테니 오늘도 걸어가
다리 위 엔 나와 자동차 하나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돌아가는 길엔 다 버리고 오자
싹 다 밀어내고 오자
이제 들고 가기엔 너무 무거우니까
나 혼자 걸어가
두 눈을 감은 채로
무섭긴 하지만
멈추는 게 더 무서운 걸
걸어가 아무 생각 도 안 나게
걸어가 불빛마저 안 보이게
계속 따라오겠지만
상관없어 익숙해질 테니 오늘도 걸어가
나 혼자 걸어가
두 눈을 감은 채로
무섭긴 하지만
멈추는 게 더 무서운 걸
걸어가 아무 생각 도 안 나게
걸어가 불빛마저 안 보이게
계속 따라오겠지만
상관없어 익숙해질 테니 오늘도 걸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