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

성운


유난히도 파란 하늘이
너무 너무 아름다운 날
헤어지기엔 눈물짓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날
차라리 비라도 내리면
목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가슴 움키며 쓰러내리며
참지 않을텐데
샤워기 쏟아지는 물에
터질 것 같은 가슴 식히며
소리없는 눈물 쏟는다
그대에 기억 흘린다
창밖에 하늘은
내 가슴보다 더 짙은 잿빛깔이죠
회색 한숨같은 구름만 덩그러니 있죠
하얀 눈 내리던 날
그대를 처음 본 후로
세상은 꿈만 같았어
그대만 보여 세상은 온통 잿빛으로
물이 들었고 진하디 진한 색으로
나 그대만 보여 세상에
그대가 없으면 색맹이 되죠
나는 눈이 멀었어 그대 없으면
나는 나는 눈이 멀었어

눈감으면 눈앞에
따스하게 햇살이 느껴지네요
귀가에 바람도 코끝에 향기도
그대가 느껴지네요
눈뜨면 금방 사라지지만
눈감으면 바로 느껴지는
분명 그건 그대가 맞죠
당신 맞는 거죠
그대와 헤어졌던 시간으로 멈춘
내 마음은 아직도 기쁨인걸요
그대만 보여 세상은 온통 잿빛으로
물이 들었고 진하디 진한 색으로
나 그대만 보여 세상에
그대가 없으면 색맹이 되죠
나는 눈이 멀었어 그대 없으면
나는 나는 눈이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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