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앨범 : 모보경의 정정렬제 완창 춘향가
[아니리]
“저런 죽일 년. 형리 불러라.”
통인은 기안 펴고 형리는 쌍창 앞에 엎드리고 군로 사령들은 전후 좌우로 늘어섰것다.
“이 년, 이제도 못 들을까?”
[창조]
“죽여도 못 허지요. 도마우에 오른 고기가 칼을 무서 허오리까? 죽이든지 살리던지 처분대로 허옵소서.”
“네 저년 형틀 들여 올려매고 죽어도 좋다는 다짐 받어 올려라.”
형리가 다짐을 쓴 연후에  
“춘향 다짐내에 사연 분부 모아라. 여의신의 창가소부로 조종 관장지 엄령허고 발악 거역 허였으며, 신위 천기로 자칭 정절이 죄당만사라. 즉위 타살허여 이일증백 허리니 너 죽노라 한을 마라.”
다짐 끝에 흰 백지를 급창 불러 던져주며,
“다짐 받어 올려라.”
급창이 받어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붓대를 들고 벌벌벌벌 떠는디,
[창조]
죽기가 무서워 떠는 것도 아니요. 사또가 겁이나 떠는 것도 아니요. 한양 삼청동 이몽룡씨 못 보고 죽을 일과 칠십당년 노모 앞에 죽을 일을 생각허여, 사지를 벌벌벌벌벌벌 떨더니마는
죽어도 좋다는 한 일자 마음 심자 일심이라 드르르 긋도 붓을 던지는구나. 급창이 집어 올렸것다. 사또 보시더니,
“에, 그 년 흉악한 년이로구나. 집장사령 분부 모아라. 그 년의 신획당처가 터지게 각별히 매우 쳐야지 만일 헐장을 허다가는 네가 죽고 남지 못허리라.”
“엄령지하의 저만한 년을 무슨 사정 두오리까. 거행을 보옵소서.”
[중모리]
집장사령 거동 보아라. 형장 한아름을 담쑥 안어다가 형틀 앞으 좌르르르르르 펼떠리고 형장을 들어서 고르는구나. 이놈도 잡고 느끈 능청 저놈도 잡고 느끈 능청 손잽이 좋은 놈 골라잡고,
“춘향아, 한 두 낱만 견디며는 내 솜씨로 살려주마.”
“형취하라.”
“형취혀.”
[진양조]
“매우 쳐라.”
“예이.”
딱, 때려놓으니, 부러진 형장 가지는 공중으로 피르르르르르 대뜰 아래 떨어지고 춘향이는 기절허여,
“음.”
“일향 훼절 아니허리?”
“훼절이오? 훼절이 무엇이오? 일조낭군 이별 후으 일부종사 헐라는디 일편단심 먹은 마음 일시 시각으 변허리까? 가망 없고 못 허지요.”
둘째 낱을 딱,
“이제도?”
“이제도가 무엇이오? 이부불경 천고절행 이비 사적을 알었거든 두 낭군을 섬기리까? 가망 없고 안 되지요.”
셋째 낱을 딱,
“삼가히 조심하라.”
“삼생가약 맺은 언약 삼종지의를 알었거든 삼십도 형장은 말고 삼군인들 어쩌리까? 가망없고 못 허지요.”
넷째 낱을 딱,
“사세를 돌아보라.”
“소녀를 이리 말고 사지를 찢어서 사대문으다 걸드래도 가망없고 안 되지요.”
다섯 낱을 딱,
“오영 군율을 모르느냐?”
“오륜으로 생긴 인생 오륜을 생각허면 오매불망 우리 낭군 잊을 가망이 전혀 없소.”
여섯 낱을 딱,
“육신을 돌아보라.”
“육국을 달래이던 소진쟁이 구변이라도 가망없고 못 허지요.”
일곱 낱을 딱,
“칠정지하의 잔말이 웬 말이냐?”
“칠거지죄 없는 사람 죽일 일이 웬일이오?”
여덟 낱을 딱,
“팔 갈아 매우 쳐라.”
“팔도방백 각읍 수령 팔조목을 모르시오?”
아홉 낱을 딱,
“구구사정 무엇허리.” “구중궁궐 우리 승상 이런 줄을 모르시네.”
열째 낱을 딱,
“십분 조심하라.”
“십분 통촉 허옵시오.”
열다섯을 때려 놓으니 십오야 둥근 달이 떼구름 속으 들었구나. 휘 딱 휘 딱 삼십도를 맹장허니 옥 같은 두 다리에 검은 피만 쭈루루루루루루.
[중모리]
엎졌든 형리도 눈물 짓고 매질허던 집장사령도 돌아서서 발 구르며 군복자락 끌어다 눈물 흔적 씻으면서,
“못 보겄구나. 사람의 자식은 못 보겄네. 나가서 빌어를 먹드래도 아서라 구실은 못 허겄네.”
남원 읍내 오입쟁이들도 삼문 밖으서 구경허다,
“모지도다 모지구나, 우리 고을 사또가 모지구나. 어린 것이 조금 잘못 허였다고 저런 매질이 어데 있나? 사십년 관문 출입지 후로 저런 매질은 처음 보았네. 집장사령 놈을 눈 익혀 두었다가 문 밖으 나오며는 급살이나 주리라. 저런 매질은 처음 보았네. 나 돌아간다. 내가 돌아간다. 떨떨거리고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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