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위에 누워 해를 바래고
입에 맞지 않는 먹일 가렸어
일몰이 지나서 배를 곯아도
뭐라도 먹기엔 귀찮아졌어
차라리 누군가 나의 먹이를 빼앗아주길
차라리 누군가 나의 발목을 조각내주길
맹수의 반향이 가까워져서
모두 떠난 모랠 홀로 지켰어
주린 배가 다릴 무겁게 끌어서
고갤 처박고 해가 뜨지 않기만 마냥 기도했어
차라리 누군가 나의 먹이를 빼앗아주길
차라리 누군가 나의 발목을 조각내주길
누군가 나의 변명을 장식해 주길
아니면 누군가 나보다 먼저 잡아먹혀 주길
운이 좋은 덕분이라도 좋으니
오늘은 살아남길 녀석의 눈에 띄지 않길
차라리 누군가 나의 먹이를 빼앗아주길
차라리 누군가 나의 발목을 조각내주길
누군가 나의 변명을 장식해 주길
아니면 누군가 나보다 먼저 잡아먹혀 주길
상한 먹일 억지로 삼키고 나니
자다가 푹 숨지기를 바라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