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하염없이 걸었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활 걸었지 말을 걸었지
편한 신발을 걸치고
빠른 걸음으로 삼십분
느림 걸음으로 한 시간
그동안 우린 세계를 만들어
둘만 웃긴 얘기로 가득해
나란히 걸음을 시작할 때면
이 넓은 곳을 어떻게 걸을까 싶지만
어느새 가까워지는 우리의 출발점
걸음을 아끼게 되는 내 모습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
그 속에서 웃지 않았던
사람은 겨우 나 하나였었지
너와 함께하기 전에는
나란히 걸음을 시작할 때면
이 넓은 곳을 어떻게 걸을까 싶지만
어느새 가까워지는 우리의 출발점
걸음을 아끼게 되는 내 모습
돌이키면 말이야
날씨가 좋다거나
하늘이 맑다거나
그런 얘기들 뿐이었는데
좋아한다고 주고받은 것 같지?
걸음이 끝나갈 때쯤
스치는 손등이 못내 아쉬워
이제는 가까워지는 우리의 시작점
마음을 아끼지 않을 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