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헤매다 간만에
돌아온 담벼락 아래
누군가가 써놓은 빛바랜 문장 안의
그 짧은 환상에서 한동안 계속
멍하니 가만히 서있긴
정말로 간단했어
가뿐히 지나갈 뿐인 시간들일거야
그리 믿다보니 답은
이미 너무나 허전한
분위기 속에서 떠나버리고 말 뿐
나 가슴이 아파져
꺼내려던 수많은
말은 나오지를 않더니
겉멋 들이려 꾸미다 터뜨린
수많은 거품이
세상에 퍼트린 흔적들이
비어버린 내 곁을 채워주리하며
섣불리 모든 이들에게
얼버무리고 다녔어
그 뒤 빛과 어둠이 교차 된
몹쓸 기분으로 찬 내 영혼이
금방이라도 퍼질 것만 같은
허풍이 복잡하게 엉켜진
설정 위에 던져질까 걱정 돼 어쩌지
이젠 당연한 말 너무 당연한 말
그래서 더욱더 생각나곤 한다
너로 시작이 된 기억이란 잔인해
눈 앞에 보여도 잡지 못하기에
멈추지 않는 시곗바늘
관계란 공식의 반은
누구라도 쉽게 반응하지만
반드시 깨달을 수는 없는
인연의 반복이라는 걸 알았고
모두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걸 알았어
기억나니
서로를 키워가긴 부족한 듯이
얼빠진 모습이라도 웃음 지었잖니
신비로 찬 네 미소가
이 미로 찾기를 하는데
필요할지 몰라 대체 넌 어디로 갔니
혼자 그렇게 말하는 게 한심해
그나마 난 전부 기억난다는 데에
안심했고
그날따라 유난히
찬바람이 자꾸 불었어
푸념 속엔 그 무엇도 없었지만
괜히 억지만 부리며 설치다보면
시간만 더 지나있어
실망만 커져가
그 어떤 멋진 말도
내게는 거짓말인 것일까
나 조금 겁이 나
이젠 당연한 말 너무 당연한 말
그래서 더욱더 생각나곤 한다
너로 시작이 된 인연이란 잔인해
결국 언젠가는 다 끝이 나기에
그렇게 힘든 것도 아냐
난 지금 보통 사람들
살아가듯 그냥 살아
상처 입은 것도 아냐.
단지 인정했던 것 난 역시 틀렸어
그 때 어디선가
너의 목소리가 들렸어
힘들어하긴 아닌 척으로 가리기엔
간단히 지나칠 말이
넌 너무 두렵잖니
둘로 나뉘어야 하는 무정한 지금도
아직 흘러가니까
이제 날 지우고 살길
이것이 너의 감정일까
아니면 그렇길 바라는
나의 환청일까
그렇게 완전히
망각의 늪에 빠져있다
숨이 탁 막혀 진짜 견디기가
힘들어서 다시 나오니까
많은 게 달라져 있잖아
이젠 나도 이 상황 속에
살고 있잖아
난 깨닫고 있나봐
그 때 그 날의 모든 게
이젠 웃으며 떠올려야 하는
성장통인가봐
이젠 당연한 말
급하게 가려봤자 누구라도 알아
나 너무 바보 같아
이젠 당연한 말 너무 당연한 말
그래서 더욱더 생각나곤 한다
너로 시작이 된 기억이란 잔인해
눈 앞에 보여도 잡지 못하기에
이젠 당연한 말 너무 당연한 말
그래서 더욱더 생각나곤 한다
너로 시작이 된 인연이란 잔인해
결국 언젠가는 다 끝이 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