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콧수염이 보송한
중학생이 되던 해
새 책 만큼 낯설었던 같은 반
새로운 친구들과의 어색한 눈인사
짝사랑이라는 열병으로 눈을 떠도
책을 펴도 온통 머릿속엔 그애뿐
온갖 상상의 소설을 쓰며
혼자 잠 못 이루던 밤
짧은 방학 길이에 비해
너무 양이 많은 방학숙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같은 불만만 가지다
개학
이상하게 잡을 듯이 쫓아와
도망가고 싶게 만드는 시험
아 망쳤다
결국 깜지는 늘어났지만 대신
잔머리가 늘어만 갔지
나른하던 어떤 오후 반쯤 감긴
눈으로 햇살 맞으며 어딘가로
흘러들어가
중학교완 사뭇 다른 분위기 내가
봐도 고등학생이라고 믿기지 않는
외모들
그 이유를 찾게된건 이미 더욱
어려워져버린 교과서의 내용들
조금씩 피부로 와닿는 대학에 대한
압박 조금씩 피부로 와닿는
내 능력의 한계
그때부터 사람들은
서로 편을 나눴지
나른하던 어떤 오후 반쯤 감긴
눈으로 햇살 맞으며 어딘가로
흘러들어가
낮설지만 이젠 자유와 해방감을
얻는 것 같은 스무 살의 캠퍼스
같은 과 여학생이 빛을 내며
들어오는데 그건 마치 와 대박
중학교때 봉인해둔 짝사랑의
열병상자를 다시 실수로 열어버린
것 같은 기분
용기내서 말해보래 말해보고
후회하래 에라 모르겠다
내 질러버린 말은 저 저기요
나 기다릴꺼지 응 꼭
기다려해야 울지마 입대할때
여자친구가 울면 나 안울어
고무신 꺼꾸로 신는다고 했단 말야
살아왔던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진 군대생활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답을 주었지
나른하던 어떤 오후 반쯤 감긴
눈으로 햇살 맞으며 어딘가로
흘러들어가
잠깐 잠이 들었었나보네 뭔가
슬픈것 같으면서도 달콤한 그런
꿈을 꾼 것 같은데
잠깐 잠이 들었었나보네 뭔가
아픈것 같으면서도 덤덤한 그런
꿈을 꾼 것 같은데
잠깐 잠이 들었었나보네 뭔가
슬픈것 같으면서도 달콤한 그런
꿈을 꾼 것 같은데
잠깐 잠이 들었었나보네 뭔가
아픈것 같으면서도 덤덤한 그런
꿈을 꾼 것 같은데
잠깐 잠이 들었었나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