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Feat. 성정민)

가론

휴학생에서 자퇴생
등록금이 참 피 같네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시작된 알바 전쟁
어떤 놈이 더 좋은 시급
받나 하며 그때는 4,000원
꼬박 받는 놈의 알바 사장은 진짜로 착한 거
자고 일어나면 학교 갔다가
학교 끝나면 다시 알바 하루 시작
다들 용돈 받는 게 익숙치 않아서
월급날이란 기분 1교시부터 느꼈어
동네친구인지 다들 사는 게 비슷해
그중에 어떤 놈은 꽤나 모아둔 돈
"야 이거 어디다 쓰려고?"
시급 4천 원으로 100만 원 모은
그놈이 한다는 말
"엄마 가져다주려고, 요즘 힘들어 보여."
그때가 17살 때였구

몰랐었지 그땐 뭐가 뭐였는지
참 별일이야 누군 이런 일도 있다고
지금 돌아보면 웃긴 일이야 나도
매일 생각하며 늦은 밤 잠들어
계속 변해가는 내일을 기다려
다시 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네

점점 선생님보단 매니저 점장과
대화 나누는 게 훨씬 편해지고는
학교에서 내가 대체 뭐를 하는 건가 싶어
알바끝나고 4시간 자고 학교 가봤자
내가 듣는 소린 이단아
등교 첫날부터 "너 머리 잘라라."
난 절대 남 말 안 따르기로 자라서
뺏긴 폰 가지라 하고 새로 산다 말하던 튀는 놈
그저 날 가두는 게 안 맞던 거뿐
그걸 아는 몇 선생님들은 날 놔줬고
가끔 지금은 맥주 한잔 해
하지만 그때 대부분의 선생들은 날 이해 못 했지
수면제 먹어야만 잠드는 날 교무실로 끌어들여 놓고는
"진아 너 재미로 약 좀 이제 그만 하지?"
그 소리 듣고는 말없이 하루종일 울다 지쳐
학교 앞 교회로 피해 화장실에서마저 우는데
노크 두 번 울려 "너 여기서 담배 태웠지?"
"아니 안 피웠어요." 마저 대답하기도 전에
뺨엔 그손 올려져

몰랐었지 그땐 뭐가 뭐였는지
참 별일이야 누군 이런 일도 있다고
지금 돌아보면 웃긴 일이야 나도
매일 생각하며 늦은 밤 잠들어
계속 변해가는 내일을 기다려
다시 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네

대략 그때부터 학교를 잘 안 다니기 시작
학교 부적응 정학을 1학년 중 제일 빨리 받은 놈
그동안 반성문 써서 제출해 아니 내가 왜?
알바 월급 받고 바로 제주도로
학교에서 오는 전화 전부 다 씹고
그냥 맘 가는 대로 돈 떨어질 때까지
놀았어 그때 만난 여러 어른분들이 아직도
기억나지 나이 속이고
한라산 소주를 박스 채 쌓아서
제주도 바다 앞에서 부어라 마시며
했던 얘기들을 내가 어찌 잊겠어
돈 떨어지고 다시 학교
담임이 버린 교복을 난생처음 본
선생님이 새 교복 들고 하는 말
"진아 이것 봐, 너 얘긴 다 들었어
내가 대신 미안 이젠 자주 보자."

몰랐었지 그땐 뭐가 뭐였는지
참 별일이야 누군 이런 일도 있다고
지금 돌아보면 웃긴 일이야 나도
매일 생각하며 늦은 밤 잠들어
계속 변해가는 내일을 기다려
다시 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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