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여
그간 잘 지냈나봐
근데 난 그런 모습이 대체 왜 이리 싫은 걸까
단정해진 머리
괜히 멀끔해진 듯한 분위기
아이폰이 있던 한쪽 손엔
이젠 갤럭시
항상 차고 다니던 헤드폰이
없으니 너의 목주름이 날 반기지만
항상 그렇듯이 난 웃기고 넌 웃기만 해
아마 이 노랠 듣기 전엔
나의 뒤틀린 생각 몰랐을 거야
너무 당연해
우린 만나면 항상 음악 얘기만 했어
현실적인 얘기는 아무런 도움 안돼서
돈 여자 얘길 해도 어쨌든 음악과 연결지었어
좋은 집 좋은 차 없어도 정말로 괜찮았어
근데 지금 우리 대화는
서로 할 말만 하는
귀막은 어른들과 뭐
하나 다를 바 없는 듯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해져
자리를 고쳐 앉아봐도
확실히 넌 좀 변했어
우린 만나면 항상 음악 얘기만 했어
서로 할 말만 하는
지금 우리 대화는
아이폰이 있던 한쪽 손엔
듣기 싫으니까 변명 그만해
이제 와서 대체 내가 무슨 말해 주길 바래
이럴 거였으면 애초에 안 나왔어
단지 네가 돌아왔음 했어 근데
깨달음 얻은 척
어린애 보듯 날 가르쳐
이유를 묻지만 되묻기만 해
함께한 시간 다 사라져가네
속절없이
서로 일말의 미련 없이
제대로 시작해보기도 전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네
일방적 말뿐
독백만 하는
무의미한 이 대화의 끝엔
더럽혀진 추억과 너의 냉소
여전히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
내가 뭘 잘못 했다고 이러는 건데
난 항상 여기 있었고 날 혼자 버리고 도망친 건 넌데
이상해 모든 게 반대잖아
욕 해야 하는 건 되려 나야
주객이 전도된 상황
왜 참았을까
너의 모진 말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젠 정말 모르겠네
착한 척은 그만할게
나가서 얘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