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춘향이 오늘 이 기회가
시호시호 부재내라
아 남편 얻을라믄 서울 남편 얻제
시골 무지랭이 얻을라는가
남편도 서울 시골이 다르단 말이냐
암 다르고 말고 사람이라 허는 것은
그 도 산 지형을 타고나는 법이여
내가 우리 도련님 성품을 이를테니
좀 들어보소이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허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허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있고
경기도를 올라 한양터 보면
천운봉이 높고 백운대 섰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인왕산이 주산이오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었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데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벼락지성이라
양반 근본을 논직컨데
병조판서가 동성 삼촌이오
부원군 대감이 당신 외삼촌이라
시즉 남원부사 어르신네
너를 불러 아니가면
내일 아침 조사 끝에
너의 노모를 잡어다가
난장 형문에 주릿대 방망이
마줏대 망태거리 학춤을 출 제
굵은 뼈 부러지고 잔뼈 으스러져
얼맹이 체궁기 징가리 새 듯
그저 살살 셀테니
올테거든 오고 말테면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