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냥 오면 벌써 왔을 예전의 이 길을
돌고 돌아 오래 걸려 또 다시 왔네
다른 것은 그리 많이 변하지 않았는데
철 없던 어린 내 모습만 조금 달라졌네
그 땐 미처 보지 못한 소중한 이웃들
이름 모르는 풀들과 작은 새까지
하나하나 모두 내겐 의미있는 벗인걸
이나마 깨닫기까지 꽤 오래 걸렸네
다시 온다면 지금 보다 더
멀리 돌지 않고서 올 수 있을까
때론 쉬고 주저앉아 울던 지난 날들도
내가 다 모르는 긴 얘기의 조각이겠지
해 저물어 노을 바라보며 걷는 지금도
한걸음 한걸음 그저 노래하며 가네
2.
며칠을 더 걸어가면 다시 만나게 될까
꿈속에도 잊지 못한 그리운 고향
얼마나 더 남았는지 다는 알 수 없지만
뒤는 돌아보지 않고 가볼 작정이네
작은 언덕 너머 개울 건너 조금 더 가면
옅은 안개 지나 새벽 잠 깨는 곳에
목마른 사슴과 어린 양이 안식하는 곳
모든 짐 풀고 편히 쉴 내 집 기다리네
아직은 내게 눈물 흘러도
다시는 기억 못할 꿈이 되겠지
비를 맞고 눈을 엎고 구름을 닮다 보면
나도 조금씩 바람이 되어가겠지
별을 보며 밝은 그 빛 향해 좁은길 따라
한걸음 한걸음 그저 노래하며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