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게 머문다
오래 전 헤매었던 낡은 기억 안에
그대로 잠들어 간다
내뱉은 숨 끝 자락에 기대
한사코 매달리려 한다
엄청난 폐허는 그 곳에 살고
또 다른 살인의 연속처럼
당신은 그대로 꽃이 된다
미칠 것 같은 시간이
오히려 나를 살게 하고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이 어둠에서 나는 너를 본다
붉은 꽃
없는 꽃 없는 꽃이 핀다
당신은 담배와 같다
머금은 연기로 와서
한 순간 흩어져
그대로 사라져 간다
쏟아낸 모진 말들처럼
매순간 내겐 독이다
엄청난 폐허는 이 곳에 살고
또 다른 살인의 연속처럼
당신은 내게 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