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그날
모든 게 끝나고 쉬기만 할 줄 알았어
교복을 벗고 시험도 없이
하루하루 기대만 가득했지
빨간색의 영화도 보고,
하얀색의 담배도 피우면서
하루하루 자유로운 척하며
자는 척 하며 보내기만 했어
꼴꼴꼴 한 잔 두 잔 마시면서
하릴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며
잊어버렸던 내 과거와 다가오는 현실감
끝없는 횟수 속에 남는 건 하나
단순하게 만들어진 RGB
기억이 없어진 줄 알았는데
한 장의 사진이 그날을 기억해
이젠 기억이 잘 나지 않아
그때 그 모습 억지로 기억해내려 해도
늘 똑같은 얼굴뿐이야
특이한 머리 스타일
두꺼운 화장 사진 찍던 우리들
억지로 기억해 내려 해도
보이지 않던 네 모습
살은 좀 쪘을걸,
옷도 지금과 많이 달라
이젠 기억나지 않아
네 행동과 옷가지들
사진을 보며 기억해
너의 과거 모습들 이젠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는 사진 속 네 모습
끝없는 횟수 속에 남는 건
하나 단순하게 만들어진 RGB
기억이 없어진 줄 알았는데
한 장의 사진이 그날을 기억해
끝없는 시도 속에 남는 건
사진 단순하게 만들어진 RGB
기억보다 선명한 사진 속에
너 한 장에 사진에 그 모습을 기억해
사진 속에 남겨진 너의 모습
기억하니 네 생각은 많이 나니
기억나지 않는 네 모습에
힘겹게 사진첩을 들춰보네
사진 속에 있고 화면 속에 있고
내 방안에 가득한 너의 모습에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내 마음
끝없는 시도 속에 남는 건
사진 단순하게 만들어진 RGB
기억보다 선명한 사진 속에
너 한 장의 사진에 그 모습을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