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긴긴 철교 위를 달리는
쏜살같은 전철에 지친 몸을 싣고
우리는 그 강물에 빛나던 노을도진
이 어두운 한강을 건너
집으로 집으로 졸며
우리는 신성한 노동의 오늘하루
우리들 인생의 소중한 또 하루를
이 강을 건너 다시 지하로
숨어드는 전철에 흔들리며
그저 내맡긴 몸뚱아리로
또 하루를 지우며 가는가
창백한 불빛 아래
겹겹이 서로 몸 부대끼며
사람의 슬픔 이라는 것이
다른 그 무엇이 아니구나
우리가 이렇게 돌아가는 곳도
이 열차의 또 다른 칸은 아닌가
아 그 눈빛들 어루만지는 그 손길들
우리는 이 긴긴 터널길을 실려가는
희망없는 하나의 짐짝들이어서는 안되지
우리는 이 평행선 궤도 위를 달려가는
끝끝내 지칠 줄 모르는 열차
그 자체는 결코 아니지 아니지 우리는
무거운 눈꺼풀이 잠시 감기고
깜박 잠에 얼핏 꿈을 꾸자
열차가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찬란한 햇빛 세상으로
거기 사람들 얼굴 마다
삶의 기쁨과 긍지가 충만한
살만한 인생 그 아름다운 사람들
매일 처럼 이 열차를 기다리는
저 모든 사람들 그들 모두 아니
우리들 모두를 태우고
아무도 단 한 사람도 내려서는 안되지
마지막 역과 차량기지를 지나
열차와 함께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나아가야지 거기까지 우리는
꿈을 꿔야지 함께 가야지 우리는 우리는
나아 가야지 거기 까지 우리는
꿈을 꿔야지 함께 가야지 우리는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