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비가 내리던 여름 밤, 어떤 꼬마의 이야기.
나 조차 돌보지 않은 나의 옛날 이야기.
[Verse 1]
어둡고 좁은 방은 극도로 불안해.
두꺼운 구름은 이내 비를 퍼붓고
난 이마와 가슴팍에다 성호를 긋고
어린 시절을 떠올려.
비 오면 듣곤하던 낡은 라디오.
맑은 날이 오길. 정말 지겨운 장마 끝날 그 날이 오기를.
하늘에 가까운 우리집 바깥엔 천둥소리만 가득해.
눈물을 닦아주던 엄마는 없고 아빠도 안계셔.
이불을 덮고 한숨을 낮게 쉬어.
꼭 이런 날은 내 그림자 마저 날 괴롭혀.
몰래 손을 뻗어 라디오 볼륨을 높여
빗소리 보다 노랫소리 커질 때,
빗방울 보다 눈물이 짙어질 때,
꼬만 잠든다. 조그만 창문 밖
빗소리 숨어있는 꼬말 찾는다.
[Hook]
″Let the music diffuse all the tention″ 4x
[Verse 2]
비가 그친 하늘에는 어느덧 곱게 별이 피어나네.
국자모양 일곱개, 내가 붙인 이름은 검둥이 진돗개.
행복이 뭔지 몰라도 난 행복해.
겁 많던 아이. 세상은 울타리가 되주진 않더라.
이 나이 어린 꼬마의 두눈엔 세상이 잿빛으로 머무네.
질문이 질문의 꼬리를 끝 없이 무네.
TV 속의 사람들은 웃고만 있는데
엄마랑 아빠는 왜 울고만 있는데?
책에나온 행복이란 도대체 뭔지.
아빠의 편지, 그리고 눈가에 번지는 슬픔.
미안하단 얘기만 있을 뿐,
슬픈 얘기도 없는데 왜 자꾸 슬픈지.
비오는 밤이면 난 덩치만 큰 꼬마.
몸뚱이만 늙고만 아홉살짜리 꼬마.
[Repeat Hook]
″떠오르는 것들을 모아서 시를 썼어″
[Verse 3]
아주 가끔 날 괴롭히는 건 다 끝난 일들에 사로 잡히는 것.
잡고있던 기억들을 현실과 맞바꾼 다음 부터는
자꾸만 마이크만 손에 잡히는 걸.
난 어느새 짙은 검은색 마이크를 쥐고 서있네.
과거의 어둠 새를 헤치고 나와 무대로 올라,
모두가 놀랄 라임을 쏟아내지.
어릴 때는 몰랐던 운명.
꼬마가 울면 따라 노래부르던 라디오는 분명,
훨씬 더 시간이 지나 거친 도시 위를 거침 없이 걷는 것이
바로 꼬마의 길임을 알고 있었네.
나는 감춰온 비밀을 꺼내 시를 썼네.
버겹던 슬픔과 허덕였던 시간들을 노래로 썼네.
자, 고개를 끄덕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