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쓰려고 자릴 앉으니
아직 그 자리더라
마음은 떠난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 자리더라
그 자리에 앉아 편질 써 보니
바람이 불어오더라
너와 함께 한 그 곳의 바람
시원히 불어오더라
눈을 감으면
어느 새 그 곳으로 난 가고
내가 좋아했던 너는 없고
꿈 같이 짧았던 시절
어디쯤일까 이젠
정말로 꿈이었나
신기루 같았던 봄날
눈을 감으면
어느새 그 곳으로 난 가고
내가 좋아했던 네가 있고
꿈 같이 짧았던 시절
어디 쯤인지
이제는 정말 붙들 수
없는 노래가 됐나
하염없이 그 날을 비춰도
아지랑이 한 줄도
찾아오지 않는 봄날
1년 전 이 때도 내 맘 속엔
피어나지 못했던
아픈 봄꽃이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