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아침에 일어나
머리가 간지러워서

뒤통수 근처를 만져보니
뿔이 하나 돋아났네

근심 찬 얼굴로
주위에 알리려다가

이상한 눈으로 놀려댈걸
뻔히 알고 관뒀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도
뿔은 자라나

어느새 벌써
엄지손가락 닮을만큼 굵어졌네

손톱이 길듯 수염이 길듯
영영 자랄까

불안한 맘에 잠을 못자니
머리마저 빠져가네

이쯤은 뭐 어때
모자를 쓰면 되지 뭐

직장의 동료들 한마디씩
"거 모자 한번 어울리네"

어쩐지 요즘엔
사는 게 짜릿짜릿해

나만이 간직한
비밀이란 이렇게나 즐거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도
뿔은 자라나

-어느새 너무나 굵어
내 맘을 너무도 긁어
오 너무나 빨리 늙어

손톱이 길듯 수염이 길듯
영영 자랄까

-너무도 늦어진 밤에
너무도 불안한 맘에
잠도 안와 앞이 까매

이쯤은 뭐 어때
모자를 쓰면 되지 뭐

직장에 동료들 한마디씩
"거 모자 한 번 어울리네"

어쩐지 요즘엔
사는 게 짜릿짜릿해

나만이 간직한
비밀이란 이렇게나 즐거워

나의 예쁜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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